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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살림살이 빌려서 써 보실래요, 아래 사진처럼 몽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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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수 작성일11-03-08 14:50 조회2,6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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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바닥의 러그와 커튼, 오른쪽 벽의 인테리어 소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여한 물품으로 채웠다. 책·자동차·정수기뿐만 아니라 가구·전자제품·운동기구를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쓰는 대부분의 물품을 빌릴 수 있다.

쇼퍼홀릭(shopaholic·쇼핑중독자)이 아니더라도 큰 맘 먹고 산 물건이 애물단지가 된 경험이 있을 거다. 러닝머신이 빨래걸이가 된다든가, 혹해서 산 모피코트가 옷장에서 공간만 차지하는 일. 하필 이런 물건들은 비싸서 더 속이 쓰리다. 하지만, 살 수 없다고 못 가지는 건 아니다. 사기 망설여지면 빌리면 된다.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렌털이 많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대부분의 것들은 빌려 쓸 수 있다. 가구·전자제품·유아용품·운동기구는 기본, 그림·화분·명품을 빌려주는 업체도 있다.

글=이정봉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촬영 협조: 한성아이디(모델하우스·경기도 분당 운중동), 꽃향기(화분), 리마켓(소파·거실장), 에스티렌탈(에어컨·러닝머신·TV), 장난감아저씨(장난감), 동양매직(공기청정기)

렌털로 작가의 그림을 집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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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한 그림으로 장식한 아파트 거실. [촬영협조: 아트리에]
충북 음성에 사는 자영업자 정순주(40)씨는 국내외 작가의 그림 5점을 매달 대여해 거실과 가게에 걸고 있다. 한 달 총 대여비는 20만원. 정씨는 “렌털 비용 10년 치를 모아도 지금 집에 걸려 있는 작품들을 사기 힘들다”며 “원할 때마다 다른 작품으로 교체할 수 있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림 렌털업체 아트리에는 그림·조각 등 미술작품을 빌려준다. 상담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제안한다. 한 달 대여비용은 10호(70㎝×80㎝)에 2만원. 국내 작가의 작품, 해외 유명작가의 아트포스터 등 1700여 개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화분 렌털업체 꽃향기는 호접란·관엽식물 등을 대여한다. 월 대여료는 식물가격의 20% 선으로 보통 1만~2만5000원이다. 업체 직원이 화분을 놓을 장소를 직접 둘러보고 분위기에 맞는 식물을 추천한다.

장난감아저씨에서는 보행기·장난감 등을 한 달 3만~4만원에 빌릴 수 있다. 호텔에 주로 침구류를 대여하는 한국침구예진은 올 상반기 중 개인을 대상으로 클라모프 등 해외 유명 침구를 한 달 2만원 정도에 대여할 계획이다. 영창피아노는 1000만원이 넘는 그랜드피아노를 월 20만~25만원에 빌려준다.

명품백·드레스도 빌려 쓰세요

비싼 명품 가방·드레스 렌털은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스타일케어 이정은 대표는 “몇 년 전 만해도 이벤트·파티를 위해 빌리는 이가 많았지만, 요즘은 일상생활에 쓰려고 빌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명품 렌털업체 팰리스룩은 가방·모피·시계, 스타일케어는 가방·액세서리·선글라스, 인스타일은 드레스·정장·특수의상 등을 빌려준다. 기본 대여기간은 3~5일이며, 시중 가격의 5~10%를 대여료로 받는다. 예를 들어 시중가 196만원인 루이뷔통 핸드백은 4박5일에 9만원, 시중가 450만원인 불가리 시계는 2박3일에 예치금 10만원, 대여금 4만원에 빌릴 수 있다. 예치금은 물건을 반환하면 돌려받는다.

생활용품·가전제품·가구·운동기구를 모두 취급하는 종합렌털업체들도 있다. 에스티렌탈은 스탠드형 PDP 42인치 TV를 월 36만원, 30평형 스탠드 에어컨을 월 34만원에 빌려준다. 리마켓은 1개월 기준으로 소파 5만~20만원, 거실장 3만~10만원, 커피머신 2만~4만원, 노트북은 11만~13만원에 빌려준다.
 
아직 물품별 대여비용은 업계 표준으로 정해진 건 없고 업체마다 각각 다르다. 가전기기·가구 등은 한두 달 사용할 것이라면 빌리는 게 낫지만 6개월 이상 쓸 거라면 사는 게 낫다. 운동기구·레저용품은 사용빈도가 높지 않다면 빌리는 걸 고려해볼 만하다. 에스티렌탈의 경우 텐트는 7인용이 2박3일에 5만9000원, 러닝머신은 한 달에 5만5000원이다.

구두약속은 반드시 계약서에 적어두고 사인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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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업체가 간혹 계약서에는 없는 내용을 보장한다고 구두로 공지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꼭 그 내용을 계약서에 적고 업체의 사인을 받아둬야 한다. 말로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장기간 빌릴 때는 비용을 납부했다는 영수증을 적어도 3년 동안은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1~2년이 지나 렌털요금을 내지 않았다고 채권추심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한국소비자원 안현숙 상품팀장은 “피해 신고가 오더라도 이를 확정하려면 입증할 서류가 필요하다”며 “계약서에 없는 내용은 써두고, 영수증은 꼭 보관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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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을 빌릴 경우는 좀 더 주의해야 한다. 배송 받았을 때 하자가 있을 경우 즉시 업체에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반납할 때 문제가 안 생긴다. 물건이 망가진 경우에는 물품의 상태에 따라 시중 가격 그대로 물어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물건이 망가진 경우 임의로 수선하지 말고, 대여업체에 연락해 업체가 거래하는 전문수선점에서 수리하도록 해야 한다. 임의로 수리하는 것보다 비용을 아끼고 분쟁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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